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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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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가을밤
  • 안태봉
  • 승인 2012.09.25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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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봉 본지 편집국장>

소소낙엽성(蕭蕭落葉聲)
착인위소우(錯認爲疎雨)
호동출문간(呼童出門看)
월괘계남수(月掛溪南樹)

우수수 낙엽 지는 소리
성긴 빗소리를 잘못 알고
아이 불러 문을 열어보았더니
달이 냇가 나무에 걸렸네

이 시는 조선조 명종 때 좌의정을 지낸 송강 정철의 '추야(秋夜)'란 작품이다. 우리 국문학에 큰 발전에 기여했던 그는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가을 빗소리에 비유했고 달이 나무에 걸린 모습은 그야말로 고고한 선비정신을 말해준다.

이보다 앞서 신라 때 사람 고운 최치원은 기울어져 가는 신라를 가을에 비유하여 쓴 글월이 아직도 우리의 가슴속에 메아리친다.

최치원은 12세란 어린 나이로 당나라에 유학하여 17세 때 그곳에서 과거시험을 치러 당당히 급제하여 한림학사란 벼슬길에 올랐으니 수재 중의 수재다.

황소(黃巢)의 난에 '토황격소문'을 써서 문장을 천하에 떨친 분으로도 유명하며, 신라시대의 한문을 중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헌신하신 어른으로 한문학의 비조로 꼽히고 있다.

신라말에 귀국하여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조정에서 물러나 전국 명산을 유랑하다가 만년에 가야산 해인사에서 세상을 마쳤다. 시호는 문창후(文昌候) 문묘(文廟)에 배향(配享)되었다.

저서는 '계원필경'이 있다. 그가 중국에 있을 때 지은 것이 '추야우중(秋夜雨中) 가을비 내리는 가운데’가 전하고 있다.

추풍유고음(秋風惟苦吟)
거세소지음(擧世少知音)
창외삼경우(窓外三更雨)
등전만리심(燈前萬里心)
가을바람에 애써 읊조리나
세상에 나의 시 아는 이 적도다
창 밖에는 삼경에 가을비 내리고
등잔불 앞에서 마음은 만리를 달린다’

이 시는 고국을 그리워한 작품으로 해석된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바람에 고향이 그리워서 애타는 향수를 시로 달래 보건만, 이국 만리에서 살아가는 그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고 남다르다고 해서 본국이 아닌 이상 고국에 대한 그리움은 얼마나 사무쳐 올까.

가을은 누구에게나 있어 풍요로움을 주는 계절이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언 마음을 비춰줄 것이고, 넉넉한 한가위가 온 가족들을 불러모을 것이다. 그래서 가을을 가족의 계절이라 했던가.

그 무서운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결실의 무게만큼 넉넉함을 주는 가을이다. 아직 복구가 안 된 농가나 해안가 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리며 다시 맞이한 추석에는 시름을 다 잊고, 조상을 맞이하는 자세가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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