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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섬’의 유통산업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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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섬’의 유통산업 되려면
  • 영남방송
  • 승인 2013.02.19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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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장>

농업·어업·축산업 그리고 제조업이 모두 같은 편이 되어 유통산업과 대결을 한다면 과연 유통산업을 이길 수 있을까?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다. 유통산업은 소비자의 생활권에 깊숙이 들어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심판을 받는 장을 제공한다. 생산자로서 농·어·축산업과 제조업은 들판·바다·농장, 그리고 공장에서 소비대상 물품을 기르거나 만들 수 있을 뿐이다.

유통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상품과 서비스를 원활히 이어주고, 우리 경제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준다는 점에서 국가경제의 실핏줄과도 같은 기초 산업에 해당한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에 대한 선택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수요를 제조업에게 전달하여 기술 혁신과 신상품 개발을 촉진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생산자 간 경쟁 유도와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함으로써 경제의 효율화와 서민 물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과거 유통산업은 제조업 등과 비교하여 영세한 영역이었으나, 1990년대 중반 유통자유화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다.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 등으로 대변되는 다양한 현대식 유통채널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쇼핑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으며, 정보화와 판매·공급망 혁신을 통해 낙후된 유통산업을 쇼핑·문화 등이 복합된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시켜 왔다. 전체 종사자 수의 15.0%, GDP의 7.5%를 차지한다는 점만 보더라도 유통산업이 우리경제의 큰 축으로 우뚝 섰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밝은 면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 현대적 유통채널의 발전은 전통시장 등 영세 유통업의 어려움을 가속화시켰으며, 유통권력이 제조업에서 유통업으로 이동함에 따라 유통업-제조업 간의 불공정거래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유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서비스 R&D, 해외시장 진출, 중소유통 조직화 등이 시급하나, 유통 내부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유통산업은 타율과 규제가 전부인 피동적 대상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유통업 내부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 하에 지속적인 업계 설득을 거쳐 지난해 11월 대중소 유통업계가 참여하는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제1차 회의에서 출점 자제와 자율 휴무 등 상생방안이 도출된 것은 내부적인 대화가 단절된 채 상호 불신만 키우던 대중소 유통업계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치유하려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갈등으로 점철된 유통산업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유통업계가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상생·협력을 모색하고, 더 나아가 유통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경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여 경제의 서비스화 시대로 전환되어 가고 있다. 무역 1조 달러 달성의 원동력이 제조업이었다면 2조 달러로의 도약은 유통·금융·의료 등 서비스산업의 견인 없이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유통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가 3배가 될 정도로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형 산업이다. 반면 우리나라 유통산업은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여 노동생산성은 4분의1, GDP 비중은 2분의1 정도로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놓고 생각한다면 그 만큼 성장가능성이 충분히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업계가 힘을 모아 유통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미래에 대한 투자와 제도 개선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유통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분야에서는 세계 일류기업이 있으나, 유통분야는 아직 내세울 만한 글로벌 기업이 없다. 세계 상위 100대 유통기업 중 2개 업체만이 90위권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통상교섭 기능이 산업부처로 일원화되어 양자·다자간 협력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아세안 국가 등으로의 해외진출도 보다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유통업계가 자율적으로 편의점, 온라인쇼핑, 프랜차이즈 등 유통전반을 포괄하는 ‘유통산업연합회’ 출범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미 섬유·전자·기계 등 타 산업은 개별 단체를 아우르는 연합회를 통해 해당 산업의 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여러 업태별로 분산된 역량을 결집한다면 우리 유통산업도 대립과 갈등의 ‘제로-섬’(Zero-Sum)을 벗어나 우리 경제의 혁신을 주도하는 ‘플러스-섬’(Plus-Sum)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소비자를 포함한 생산자와 유통업 종사자 모두가 온기를 서로 나누는 따뜻한 경제 공동체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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