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산업현장의 질식 사고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1999년부터 지난 해까지 최근 10년간 산업현장 질식 재해자는 258명으로 이 가운데 194명(75.2%)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부터 8월까지 질식으로 숨진 근로자는 모두 82명으로 42.3%가 여름철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여름철 기온 상승과 집중호우로 인해 맨홀, 정화조, 저장탱크 등 밀폐공간에서 미생물의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산소결핍이나 부패로 인한 황화수소 등의 유해가스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집중호우를 대비해 상·하수도 등의 맨홀 작업량이 많아지고 있지만 작업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지난 해 6월 대전시에서는 아파트 정화조의 유지보수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유해가스에 의해 질식으로 쓰러졌다. 이에 작업자를 구하러 동료 3명이 공기호흡기 등 보호구 착용하지 않은 채 정화조에 들어갔다가 함께 질식돼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
공단 관계자는 "여름철인 6월부터 8월까지 맨홀, 오폐수처리장, 저장탱크 등과 같은 밀폐공간에서의 작업 시 산소결핍이나 유해가스에 의한 질식사망사고 급증이 우려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여름철 질식재해위험 경보'를 발령하고, ▲작업전·작업중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 ▲환기 실시 ▲밀폐공간 구조작업시 보호 장비 착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밀폐공간 작업 3대 안전작업수칙'을 발표했다.
공단 박정선 산업보건국장은 "여름철 질식사망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사업주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자, 근로자 모두가 밀폐공간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할 때는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