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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베품이나 봉사는 역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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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베품이나 봉사는 역시 아름답다
  • 정임선 기자
  • 승인 2009.01.28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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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시를 맞아 각종 언론매체의 사회면을 차지하는 익명의 독지가가 쾌척한 성금이나 적지 않은 성품을 소개한 기사를 읽노라면 언제나 그 아름다운 마음에서 가슴 한구석 뭉클해 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남에게 베푸는 기쁨은 베푸는 사람만이 알 것이다. 베푸는 것에 대한 사연 역시 각양각색이다. 본지에서도 지역의 단체, 또는 개인이 기탁한 쌀. 김치 등, 많은 아름다운 사연들이 지면을 통해 소개됐다.

그들은 대개 자신이 겪었던 춥고 배 고팠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물품을 기탁했다고 말하고 있다.

가슴이 뭉클하고 느낌이 따뜻하다. 왜 이 같은 사연의 기사가 아름답게 느껴질까? 그 희소성에서 전해지는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 혹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남들이 하기 때문에 느끼는 대리만족일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베품이나 봉사는 역시 아름답다.

지난해 연말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인 설날을 넘긴 지금, 적지 않은 봉사와 온정의 손길이 답지된 사실을 보도자료는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같은 자료를 정리하면서도 느끼는 감정은 크게 훈훈하지가 못하다. 이유는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천편일률적 봉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봉사, 베품의 주최자 대부분이 관변단체로 일관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찾는 공간 또한 언제나 변함 없는 경로당, 특정 복지시설 등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시설에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좀 더 시야를 넓혀 모르고 살았던 바로 옆의 이웃도 좀 살펴보자는 얘기이다.

우리 이웃 중에는 급식비를 내지 못해 힘들어 하는 학생, 시험에는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 교통비가 없어서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 등 정말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사연들이 엄청나게 많다.

폭력, 장애, 이혼 등의 이유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들 또한 너무나 많다. 특히 보온시설이
전혀 없는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면서 대학에 진학한 학생, 소년. 소녀가장, 장애에 치매까지
겹친 할머니 사연들은 안타까움에 눈물마저 글썽이게 한다.

어느 할머니는 애당초 자식조차 없단다. 평생을 자식 없이, 말년엔 남편도 없이 살아온 할머니를 돌보는 이는 이웃들과 주 3회 찾아오는 요양보호사가 전부란다. 그들이 없으면 이 할머니는 하루에 단 한마디 얘기조차 나눌 사람이 없다.

어려운 사람을 찾아가는‘베품’과‘봉사’는 아름답다. 그러나 어느 한 시점에 몰려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베품' 과 '봉사'는 그 감동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비록 자주는 아니지만 일년 내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관심과 사랑. 우리의 불우한 이웃에겐 진정 그것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이제 설날은 지났다. 밀물처럼 몰려 들었던 여러 단체의 사랑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지는 않을까? 눈으로 보이는 어려운 이웃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이웃들도 많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지 않을까?  이래저래 걱정이 앞선다.

금년부터는 다행히 각 지자체에서 학교급식을 늘린다는 소식이 있지만 그 혜택이 과연 모든 어려운 학생들에게 돌아갈지는 의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외로운 노인들을 자주 찾을 지 걱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밥 굶는 학생,  급식비를 못내는 학생, 말벗이 그리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부지기로 많다는 사실이다.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내년으로 돌아갈 게 아니라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정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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